EM 효소로 키운 친환경 사과 일년에 하나 먹을까 말까 하는 사과를 평생 먹은 양보다 더 많이 먹게 만든 맛있는 사과였다. 좀 비싸긴 하지만 비싼 만큼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두레 생협에서 시식회를 겸한 판매를 했다. 워낙이 황소 체질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힘이 쎄보이는 지라 말은 못했지만 허리가 짜게지는 지 알만큼 힘.. 그냥,그저,그렇게 2009.09.09
장아찌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장엘 다녀왔다. 배 밭에 깔린 쑥이랑 민들레를 캐서 장아찌를 담궜다. 뽕잎도 장아찌를 담그면 맛있다고 해서 몇 잎 따다가 담궈 봤다. 보도 듣도 못한 장아찌들이다. 쌉쌀한 맛이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게장은 덤으로. 그냥,그저,그렇게 2009.09.09
#%^^&^*_+|!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찬란하게 빛을 낼 때 불 붙지 못한 젖은 나무 연기 게워내듯 거친 호흡 숨기고 정물이 된채 누워 정지된 진자의 추보다 무겁고 지리한 한 생애를 생각한다. 나 여기 한 시절 노닐다 가니 가거라 시간아 잘 가라 세월아 그냥,그저,그렇게 2009.08.30
無 정장, 구두, 핸드백 사람의 도리를 하고 살아야 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지만 경조사처럼 반드시 의상으로 그 예를 갖춰야 할 때가 있다. 낼 모레 나이 오십줄에 들앉을 세월 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생각해 보니 도리도 예도 갖추지 못하고 산 세월이었다. 모르는 일이지만 앞으로도 정장, 구두,.. 그냥,그저,그렇게 2009.08.26
낮술 취재를 한답시고 시장통 좌판에 앉아서 혼자 낮술을 마셨다. 마시는 내내 헛헛하고 헛헛하고 헛헛했다. 딱히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데 서러웠다. 집에 와서 내 설움에 복바쳐 펑펑 울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그냥,그저,그렇게 2009.08.26
김사인 / 달팽이 외 달팽이 / 김사인 귓속이 늘 궁금했다 그 속에는 달팽이가 하나씩 산다고 들었다 바깥 기척에 허기진 그가 저 쓸쓸한 길을 냈을 것이다 길 끝에 입을 대고 근근이 당도하는 소리 몇 낱으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달팽이가 아니라 도적굴로 붙들려 간 옛적 누이거나 평생 앞 못보던 외조부의 골방이라고도 .. 횡설수설 2009.08.10
재수없는 날, 재수없는 사람 된 날 들어서 재수없는 말 가운데 "에이, 재수없어" 이 말보다 더 재수없는 말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그런 말, 즉 악담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행동을 하고 싶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헌데, 난 오늘 그런 재수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들이 나에게 재수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으.. 횡설수설 2009.08.03
#+$%~&@!^*? 나른한 오후 쏟아지는 잠 텔레비젼 브라운관 하단에 흘림자막으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소식 바로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사고 어느 전설 속에 어떤 컷인지 가물가물 흐릿흐릿 간 유리 밖 풍경처럼 희미하고 아련하게 요동치는 세상을 보면서 미동조차 없이 잠잠하고 담담하게 바.. 그냥,그저,그렇게 200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