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Cut)으로 남은 이미지. 달에 대한 기억 “아가! 이 엄마가 보고 싶거들랑 참지 말고 저 달을 보거라! 그러면 이 엄마가 보일 것이다. 저 달 아래서 너와 똑 같이 달을 보고 있는 엄마가 보일 것이다. 이 엄마도 니가 보고 싶으면 저 달을 볼란다. 엄마처럼 달을 보는 너를 보기 위해서. 그러니 우리는 같이 있는 것이란다. 알겄.. 끄적끄적 2002.09.05
용서 할 수 없었다. 생일날 1 -그때 엄마가 몰랐던 것, 나는 지금 모르다- "여름이었디......겁나게 뜨건 날이었어야......인자 나는 쩌짝에다 다라를 놓고 이짝 나무 그늘에 서서 너를 보듬고 있었제잉. 그 괴기도 쪼까 뜨겄을 것이다. 사람들이 인자 그 괴기를 살라고, 엄마요? 하고 물어보먼아, 고개로 이짝 저짝 갤침시로 .. 아부지 2002.09.05
어떤 이별. S#1>마을 전경(낮) 작고 아담한 시골 마을. 멀리 바다가 보이고, 낮은 능선이 포개져 이어진 산이 마을을 감싸 안은 듯이 보인다. 마을 앞에 있는 저수지와 마을 사이에 짙은 황토색 신작로가 나있다. S#2> 신작로 (1969년 봄, 낮)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여름 한낮. 햇볕을 받아 길 가 밭둑에 무성하게 자.. 아부지 2002.09.05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이 원한다면 뜻대로 하세요. 당신 뜻대로. 꽃을 원한다면 꽃이 되어 주고 블루를 원한다면 블루가 돼 줄게요. 그러다 심심해서 “안-녕”이라 말하면 없었던 사람처럼 사라져 드리지요. ...... ...... ...... 짱짱 ^*^))//방글방글. ................................................................................................... 끄적끄적 2002.09.04
활활 타다. -활활 타다- 한 번쯤은 활활 타오를 날이 올 것이라고. 그것이 어떤 식의 타오름이든. 반드시 한 번쯤은 올 것이라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에 대한. 없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은 소멸 되는 것. 소멸되기 위해 존재 하는 것. 최고급 누전 차단기를 장착하고. 그렇게 소멸되어 흘러가는 것들에게 아.. 끄적끄적 2002.09.03
어느 해인가... 어느 해인가... 비 바람 세차게 몰아치던 날 밤. 미친 듯이 오는 비를 미친 듯이 보면서 머리만 풀어헤치지 않았을 뿐이지 거의 미쳐 있었다. 마당 끝에 서 있는 전봇대 외등 아래로 사선을 내리 그으며 흩뿌려지던 그 해, 그 비 맞은 화단에 심어진 장다리꽃 노란 얼굴이 무겁다고 꾸벅꾸벅 인사하고 나.. 그냥,,,그저,,,그렇게 2002.09.02
노래의 향기. 어떡하다 이렇게 생겨 먹었는지 몰라도 태풍이 온지 간지도 모르고 지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가 오니까 바람이 부는군! 태풍인가? 하고 생각 할 정도로 텔레비전이나 신문, 어떤 매체든 접하지 않고 산지 오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알아도 모르지만 진짜 몰라서도 모르는 얼치기인 나는 .. 그냥,,,그저,,,그렇게 2002.09.02
간장에 밥 비벼 먹으며. 간장에 밥 비벼 먹으며 그리운 냄새 밥 끓는 냄새 가난한 냄새 옆집에서 몰래 스며든 불고기 익는 냄새 사랑하는 냄새 밥 끓는 냄새 가난한 냄새 옆집에서 몰래 스며든 생선 굽는 냄새 간장에 참기름 넣어 밥을 비비며 옆집에서 스며든 불고기 국물에 밥을 비빈다. 어차피 상상인데 건더기랑 같이 비비.. 끄적끄적 2002.08.31
그래서 나는 앞으로만 걷는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만 걷는다. “유치원 때였는데 가방끈 대각선으로 매고 집으로 가다보면 거 왜 있잖아? 놀이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거. 원아복으로 입었던 흰색 스타킹 새카매질 때까지 미끄럼틀 타고 놀면 퇴근하던 아빠가 집에 가자고 부르셨어. “이놈 궁둥이 구멍 나는 줄도 모르고 허허”하.. 끄적끄적 2002.08.31
습관의 무서움. 습관의 무서움. 집에서 전화를 거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도무지 걸리질 않았다. 신호가 떨어지질 않는 것이었다. 몇 번이고 시도를 하다가 포기를 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집안에 기계들이 말썽을 부리면 더럭 겁부터 난다. 뭐든 한 번 고장이 나면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