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무서움. 습관의 무서움. 집에서 전화를 거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도무지 걸리질 않았다. 신호가 떨어지질 않는 것이었다. 몇 번이고 시도를 하다가 포기를 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집안에 기계들이 말썽을 부리면 더럭 겁부터 난다. 뭐든 한 번 고장이 나면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9
된장국을 끓이면서.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들이 또 비야?라고 말하는 걸 보니 요 며칠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가 이제는 지겨워졌나 보다. 장마철에는 그러려니 하다가도 집안 구석구석이 꾸질꾸질 해지고 게다가 식구들이 마를 새도 없이 매일 벗어 재끼는 빨래나 수건에서 쉰내 비스..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8
10원짜리 동전. 퇴근길에 보도 블록 사이에서 뭔가 반짝거리는 것이 있어서 가까이 가서 보니 동전이었다. 길 가에 떨어진 모든 것을 다 예의 주시해서 보지는 않지만 어쨌던 나의 눈길을 끈 것도 인연이다 싶어 주을까 말까 망설이다 주워 들었다. 가로등 밑으로 가서 보니 2002라고 써진 10원짜리였다. 10원짜리의 쓰..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7
가을이 오니...이런 생각이. 그는 활자 중독증 환자였다. 나는 그가 무엇을 읽을 때 독서라 하지 않고 글자를 읽는다고 표현을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온갖 글자들을 읽어대는데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 밥을 먹을 때도 글자를 읽으며 밥을 먹는 것인지 밥을 먹으면서 글자를 읽는 것인지 모를 만큼 읽어댔고 길을 ..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6
하루끼 소설처럼… 하루끼 소설처럼... 아침에 눈을 떳을 땐 비를 피해 방충망 안 쪽으로 깊숙이 들어 온 거미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거미가 집안으로 들어 오면 예로부터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설이 있는데… 커피를 내리려 통을 열었을 때는 커피는 없고 남은 찌꺼기에서 나는 잔향이 그윽하게 올라왔다..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3
꽃씨를 따며. 꽃씨를 따며. 춘천 발 서울행 12시 기차표를 끊어 놓고 기다리다 춘천 역사 앞에 있는 작은 화단에 예쁘게 핀 이름 모를 여름 꽃을 보았다. 내가 이름 지어 준 노란 키다리 꽃과 쪽도리 꽃, 그리고 채송화, 봉숭아 등등. 키다리 꽃이야 뿌리로 번식하는 꽃이라서 꽃씨가 없었지만 다른 꽃들은 어느새 꽃.. 그냥,,,그저,,,그렇게 2002.08.20
어떤 소재. -그 사람에게서 내 냄새가 났다.- 궂이 핑계를 대자면, 향수 때문이었다. 아니, 환절기 때문 일 수도 있겠지. 아니, 아니, 그렇다고 볼 수도 없고,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 모르겠다. 첨부터 문장이 되지 못 하고 있다. 하여간, 분명한 것은. 그 사람에게서 내 냄새가 났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중요한 일 .. 그냥,,,그저,,,그렇게 2002.08.19
또 다른 일. 또 다른 일. 오랜만에 조카 집에서 조카와 조카의 아들들과 하루를 꼬박 놀았다. 그런데 녀석들이 하는 일이라는 게 하루 종일 먹고 자고 놀고 하는 것이었다, 딱 내가 바라고 원하는 일을 녀석들이 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녀석들의 엄마가 그 일을 하는데 적극적으로 도와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 그냥,,,그저,,,그렇게 2002.08.19
가을을 기다리며.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읽으려고 읽은 게 아니고 조카의 아들들이 책을 읽어 달래서 읽었다. 짧은 걸로 두 권을 읽어 주는데 애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거 참 이상했다. 바보가 장가 가서 바보짓 하는 이야기책이었다. 나는 아무 맛도 못 느끼며 읽고 있는데 녀석들은 재미가 있었나보다. 조카는 말.. 그냥,,,그저,,,그렇게 2002.08.19
신과의 약속. 신과의 약속. 10년도 넘은 일이다. 술을 먹고 속이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곧 죽을 것만 같아서 하나님을 찾았다. 배에다 손을 얹고 문지르며 약속하기를 당신이 존재한다면 지금 제게 기적을 보여달라고 애원을 했다. 무소부지 전지 전능한 능력을 지금 당장 보여 달라고. 만약에 당신이 제게 당신의 능.. 그냥,,,그저,,,그렇게 2002.08.15